[성명]노무현 정부는 싱가포르 의약품 분야 별도 사전협상을 중단하라.

[성명]

노무현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팔아먹는 한미 FTA 협상과 21일 싱가포르 의약품 분야 별도 사전협상을 중단하라.



지난 7월 14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미 FTA 2차 협상은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의약품 선별등재방식(Positive list)에 대한 한국과 미국간의 의견차이로 인해 파행을 겪었다. 그 당시 우리가 지적했듯이 미국측이 협상장을 박차고 나간 것은 분명 더 큰 이익을 얻기 위함이었고 그러한 우리의 추측은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미국은 포지티브리스트가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포지티브리스트 자체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더라도 미국은 의약품의 독점적 지위를 보장받는 방향으로 진행해왔다. 약가산정 및 결정기구에 자국위원 참여, 독립적인 이의신청기구 설치, 데이터 독점권 보장, 지적재산권분야 협상안에 포함되어 있는 비위반제소와 같은 독소조항들을 이용하여 의약품의 선택과 가격결정에 미국측의 입장을 쉽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측은 의약품 분야에 있어 강제실시의 무력화, 에버그리닝, 식약청과 특허청의 업무연계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 실시되고 있는 Hatch-Waxman 법, FDA 현대화법, 신속허가심사 법, 희귀의약품 법과 같은 것을 한국에 이식하여 가교실험 철폐, 임상시험기간 단축, User Fee를 이용한 심사기간 단축, 유사의약품 자료독점권 인정 등을 요구함으로써 실질적인 특허기간 연장을 노리고 있다.
즉 지금까지 미국은 포지티브리스트를 받아주는 척하면서 의약품 독점기간 연장을 통한 더 큰 이익을 위해 “쇼”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 정부는 그런 미국의 "쇼“에 놀아나 급기야는 21일에 싱가포르까지 가서 3차협상 이전에 의약품분야에 대해 별도 사전협상을 하겠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살펴보면 브랜드 의약품에 대한 특허가 강화되지 않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다국적사 제품의 점유율은 늘어나고 있고 다국적 회사 1개사가 국내회사에 비하여 평균 4배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미국은 브랜드의약품의 특허보호를 위한 여러 법률들이 신설되면서 브랜드의약품이 전체 처방약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90%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1984년 Hatch-Waxman 법, 1992년 신속허가심사법 등이 도입된 이후에 처음에는 브랜드 의약품의 특허만료로 인해 제네릭 제품이 쏟아져 제네릭 제품의 점유율이 늘어나는 듯 했으나, 1995 - 1996년을 기점으로 매년 제네릭의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다. 만약에 한미 FTA 협정이 체결되고 미국이 요구하는 여러 특허기간연장, 자료독점권 등이 국내에 도입되게 되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격차는 훨씬 더 심화될 것이다.(첨부자료 참조)


이러한 미국측의 요구사항들이 국내에 그대로 적용될 시 현재보다 최소 5년 이상의 실질적인 특허연장이 이루어지며, 브랜드의약품은 추가로 5년의 독점기간을 확보하게 된다. 국내 제약사의 경우 특허의약품은 10여개 밖에 없기 때문에 특허연장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기대이익은 전혀 없다. 반대로 대부분의 제품이 특허를 지니고 있는 다국적 제약기업의 경우 엄청난 이득이 발생 할 것이다. 또한 특허연장으로 인해 제네릭 제품은 출시가 연기됨으로써 제네릭 제품으로 연명하는 국내제약사에게는 이중고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국내 제약산업이 몰락하거나 약화됐을 때 다국적 제약사는 비싼 브랜드 의약품을 환자들에게 강매함으로써 환자들로부터 의약품에 대한 접근권을 훼손시킬 것이며 건강보험 재정악화까지도 유발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특허기간이 5년만 연장되었을 때 발생될 수 있는 손실액은 전체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특허가 만료되지 않은 다국적 제약기업의 Top 10품목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1,500여억원(리피토 : 290억, 제픽스 : 195억, 아반디아 : 175억, 아프로벨 : 170억, 글리벡 : 135억, 악토넬 : 124억, 엘록사틴 : 121억, 쎄레타이드 디스커스 : 117억, 탁소텔 : 106억, 자이프렉사 : 103억)으로 추정된다.(첨부자료 참조)


한미 FTA는 협상 개시 전부터 그리고 협상 과 중에 수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을 한미 FTA로 인해 한국이 막대한 피해를 입는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도 한국정부는 미국이 요구하는 데로 끌려 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의약품분야에 국한시켜 보더라도 의약품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유지하는 데 있어 필수불가결한 공공재의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팔아서 무엇을 원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한미 FTA는 지금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는 21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의약품분야 협상에도 절대 임하지 말아야 한다.


2006년 8월 18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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