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삼성에 의한, 삼성을 위한, 삼성의 바이오산업 규제완화정책에서 국민은 어디에 있는가

[논평] 삼성에 의한, 삼성을 위한, 삼성의 바이오산업 규제완화정책에서 국민은 어디에 있는가

 

지난 6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만났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삼성 측은 바이오 제약 분야를 ‘제2의 반도체’로 키우겠다며 약값이 시장에서 자율로 정해질 수 있게 해달라고 하는 등 해당 산업과 관련한 규제완화를 요구했다고 한다. 간담회 직후 김 부총리는 삼성 측에서 구체적인 건의와 애로사항 전달이 있어, 일부는 전향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했고 또 다른 일부는 좀 더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삼성 측은 미국과 유럽의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 약가 강제 인하 규정이 없다며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시장 경쟁에 참여해 합리적 약가를 형성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정부의 의료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상황만 보아도 이는 뻔뻔한 거짓말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성이 주장하는 대로 제약 산업이 자율적으로 약가를 결정하는 미국의 경우 전 세계 최고의 약가를 자랑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미국 개인파산 1위의 원인이 되었다.

 

이미 국내에서 바이오의약품 분야는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다. 기존 합성의약품의 경우 제네릭이 등재되고 난 1년 후 53.55%로 상한가가 떨어지지만 바이오시밀러의 경우는 특허 만료 전 오리지널 의약품의 70%까지 보험약가를 받고 있으며 2016년 10월부터는 혁신형 제약기업·이에 준하는 기업·국내제약사-외자사간 공동계약을 체결한 기업이 개발한 품목 또는 우리나라가 최초 허가국인 품목 또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품목의 경우 약가를 80%까지 보장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4차 산업 혁명의 한 축으로 바이오의약품 산업 육성을 외치는 정부는 연구개발 지원, 허가 우대 등 다양한 특혜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고 외치고 있다. 삼성이 원하는 대로 약가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한다. 그리고 정부는 이에 다정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삼성에 의한, 삼성을 위한, 삼성의 바이오의약품 약가 정책으로 야기될 건강보험 재정 파탄과 국민 건강권 위험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없다.

 

삼성이 이처럼 국내 건강보험체계를 뿌리째 흔드는 요구를 당당히 하는 이유는 ‘이재용표 사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삼성이 김 부총리와의 간담회에 참석시킨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2,905억원인 자산을 시가 4조 8806억 원으로 뻥튀기하며 분식회계 논란의 중심에 서 있으며 콜옵션 공시를 누락한 혐의로 금융위원회로부터 검찰에 고발된 상황이다. 지금 정부가 고민해야 할 것은 불법을 자행한 삼성의 더 높은 이윤 보장을 위한 방책이 아니라 경제를 교란시키고 있는 삼성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규제를 우리가 쳐부술 원수’라 불렀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여름 휴가에서 복귀해 처음 소집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신산업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이를 가로막는 규제부터 과감히 혁신’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규제를 악이라 규정짓기 시작하는 순간, 모든 결정은 자본의 손에 넘어가게 된다. 문재인 정부는 전 정권의 전례를 밟아 또다시 삼성의 허수아비로 전락할 것인가. 국민의 건강과 안녕을 지키겠다던 촛불의 약속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2018.08.08.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